목차
1. 들어가며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내용과 함께 '부고'를 알리는 소식이 예기치 않게 찾아옵니다. 장례소식을 접하고 조문을 가야 하는 시점에서 조문 순서와 예법 등이 헷갈리거나 생각나지 않아 당황스러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나 사회초년생이거나 장례식장 방문이 오래되었을 경우 조문객으로서 큰 실수를 저지를까 봐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시기도 합니다. 장례식장 조문이 익숙치 않은 분들을 위해 '조문객으로서 알아두어야 할 장례식장 예절 및 상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 조문의 뜻
조문이란 '누군가가 돌아가셨을 때 고인의 집이나 장례식장에 찾아가 빈소에 예를 표하고 상주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며 함께 슬퍼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문상이라는 표현과 혼용되어 사용하기도 하죠. 그런데 문상은 '고인의 집에 찾아가 상주에게 상을 당한 것에 대한 위문 인사를 하는 것'을 뜻합니다. 잘못된 표현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장례식장에서 빈소에 먼저 절을 하고 상주에게 위문 인사를 드리는 행위로 따져보았을 때 '조문을 간다'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고 정중한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3. 조문 준비
1) 조문을 갈 경우
(1) 예의를 갖춘 복장하기
조문객으로서 장례식장을 방문할 때에는 복장을 신중히 입어야 합니다. 복장은 남녀 구분하지 않고 채도가 낮은,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습니다. 검은색 정장이 가장 무난하고 적합하겠지만 그렇다고 꼭 검은색으로만 입을 필요는 없습니다. 갑작스럽게 일정이 생겼다거나 자택에 들리지 못한 채 방문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인데요. 본인의 복장이 단정하고 차분한 느낌을 준다고 여겨진다면 크게 상관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노출이 과하거나 진한 화장, 색감이 화려한 옷은 피하셔야 하며 맨발보다는 검은색 계열의 목이 있는 양말이나 스타킹을 신고 방문하는 것이 기본 예절입니다. 또한 모자는 가급적 쓰지 않되 쓰게 되더라도 상주를 만나 정식으로 조문에 임할 때에는 미리 손에 들고 입장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2) 장례 기간을 고려하여 방문시간 잡기
장례식의 기간은 보통 돌아가신 날을 포함해서 발인일까지 3~5일 정도 소요됩니다. 요즘은 가족수가 줄어들고 장례절차가 간소화되었기에 2일장을 지내기도 하는데요. 빈소를 지키는 상주분들도 야심한 시간에는 쉬셔야 하고 마지막날이 발인이라는 점도 참고하여 방문일정을 짜야 합니다. 적당한 방문시간은 직장인을 기준으로 한다면 퇴근 시간 이후(오후 18~22시)까지가 가장 무난하고 이상적입니다. 피치 못한 일정으로 인하여 야심한 밤이나 새벽에 방문해야 할 경우에는 먼저 장례식장을 방문하신(실) 분들을 통해 본인의 사정과 방문 시간을 전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2) 조문을 가지 못할 경우
(1) 조문 위로 문자 보내기
장례식장이 너무 멀리 위치해 있거나 개인사정으로 인해 직접 찾아뵙지 못할 경우 조문 위로 문자를 보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갑작스러운 비보를 전해 들어 매우 슬프고 장례라는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는 유가족분을 위로한다는 내용과 함께 불가피한 사정으로 방문할 수 없다는 내용을 간결하게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과도한 이모티콘 넣지 않기
- 관계에 따라 문자나 카톡 중에 1가지 정하기
- 호상이라는 단어 사용하지 않기
- 상대방이 먼저 말하기 전에 사인 묻지 않기
- 장례 기간 중에는 전화보다는 문자하기
전화가 아닌 문자로 보내는 이유는 대부분 상중이라 경황이 없고 바쁘기 때문입니다. 고인 및 상주 측과 가깝고 친한 관계라고 할지라도 자주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묻고 심중을 헤아리는 것은 예절이 아닙니다.
조문 위로 문자의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조문 위로 문자 예시 1 직접 찾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어떠한 위로의 말로도 상심이 크시겠지만 먼 발치에서나마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조문 위로 문자 예시 2 예기치 못한 비보를 접하고 비통한 마음이 듭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하여 조문할 수 없게 되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깊은 애도와 조의를 표합니다. |
조문 위로 문자 예시 3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갑작스러운 상중이시라 경황이 없으시고 상심이 크실 듯 합니다. 찾아 뵙고 함께 하지 못해 송구합니다. 이렇게 문자로나마 위로를 보내며 조만간 연락드리고 찾아뵙겠습니다. |
(2) 조의금 보내기 (적정 액수)
조의금은 위로와 애도, 응원, 지지, 장례비용을 함께 지원한다는 의미에서 본인의 마음과 정성을 표현하는 금액입니다. 조문을 가지 못하더라도 안내된 유가족의 계좌번호로 이체를 한다거나 장례식장에 가는 지인들에게 본인의 조의금을 대신 전달 및 부탁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물론 조의금 금액의 적정성 때문에 고민될 때가 있습니다. 통상적인 적정금액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가족, 친척, 친지 : 10~50 만원
- 친구 : 5~20 만원
- 직장 : 3~10 만원
- 지인, 이웃 : 3~10 만원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학생이나 취준생의 경우 따로 준비를 하지 않아도 이해해 주는 분위기이며 직장에서는 부서별로 함께 조의금을 모아 부서명으로 다 같이 내기도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4. 장례식장 방문시 조문 순서와 절차
장례식장 방문시 조문 순서와 절차는 총 7단계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1) 조객록(방명록)에 서명하기
2) 상주에게 가볍게 목례하기
3) 분향 및 헌화하기
- 영정(영좌) 앞에 무릎 꿇고 앉습니다
- 막대향을 집어서 촛불에 불을 붙인 후 손으로 흔들어 끕니다 (향을 입으로 불어서 끄지 않습니다)
- 막대향을 두손으로 공손히 집고 향로에 꽂습니다
- 종교에 따라 헌화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헌화를 할 때는 오른손은 꽃줄기 하단, 왼손 바닥은 오른손을 받쳐 들어서 꽃 봉우리가 영정 쪽으로 향하게 하여 재단
위에 헌화 후 잠깐의 묵념이나 기도를 합니다.
4) 영정(영좌)을 향해 두 번 절하기
(1) 절을 두 번 하는 이유
- 음양사상에 의하면 숫자 1은 양, 산사람, 생명을 의미하고 숫자 2는 음, 죽은사람, 죽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산 사람에게는 한 번 절을 하고 죽은 사람한테는 두 번 절을 합니다.
(2) 손의 위치(공수법)
- 장례식과 같은 흉사에는 절을 할 때 손의 위치를 반대로 해야 합니다.
- 남자는 오른손이 위로, 여자는 왼손이 위로 올라와야 합니다.
- 또한 손가락을 깍지 끼지 않고 가운데에 두 손을 모아 절을 해야 합니다.
5) 영정(영좌)에서 물러나서 상주와 맞절 또는 목례하기
6) 조문 인사말을 간단히 전하기
- 상주와 남은 가족분들에게 위로를 전할 때에는 특별히 거창한 말을 건네기보다는 진심으로 애도한다는 의미에서 조
용히 인사를 하거나 가벼운 목례를 전합니다. 애써 위로의 말을 전하려 하다 보면 오히려 말이 잘 안 나올 수 있고
실수할 수도 있습니다. 조용히 인사를 드릴 때에는 '괜찮으십니까', '마음 많이 상하셨지요' 정도의 내용이 적당합니다.
- 또한 고인과 관련된 질문은 많이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7) 조의금(부의금) 전달
- 조문을 마친 후 부의책상으로 가서 조의금을 전달합니다.
- 종류가 다양한 축의금 봉투와 다르게 조의금 봉투는 최대한 단정하고 깔끔한 흰 봉투만을 사용합니다.
5. 종교가 다를 경우
고인 및 유가족 측의 종교에 따라 장례 절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독교의 경우 목사님의 집례 아래에서 고인의 영혼이 천국에 갈 수 있도록 장례예배를 여러 차례 드리기도 하며, 윤회사상을 따르는 불교의 경우 시신을 화장하는 의식이 일반적이죠.
본인의 종교와 다르다고 해서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종교보다는 조문을 하는 행위 자체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즉 자신의 방법으로 조문을 해도 무관하며 종교의 다름에 대해선 상주들이 충분히 이해하는 분위기입니다. 유가족 측은 조문객들이 와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기 때문이죠.
물론 종교적인 내용을 매우 중요시 여기는 집들도 계신데 이 경우에는 유가족들의 의견을 가급적 따르시되 애매하다 싶을 때에는 궁금한 부분을 정중히 여쭤보시고 실행하시길 바랍니다.
6. 장례식장 완장
삼베로 제작되는 장례식장 완장에는 검은색의 줄이 그어져 있습니다. 이 줄의 개수에는 각각 의미가 담겨 있고 이를 통해 관계 및 위치, 서열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 2줄 : 아들과 사위, 아들이 없을 시 장손이 착용
- 1줄 : 기혼인 복인(상복을 입은 사람)
- 무줄 : 미혼인 복인(주로 손자들이 착용)
완장을 착용 시 남성의 경우 오른쪽 팔에, 여성의 경우 왼쪽에 착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보통 장례지도사들의 권유로 삼베 완장을 별 뜻 없이 착용을 하는데요. 장례전문가들은 이 완장이 일제가 만들어낸 역사의 산물이라고 지적합니다. 유족 완장은 일제 강점기 <의례준칙>에 의한 것으로, 상주와 문상객을 구분해 조선인들의 집회를 경계하고 독립운동가를 구분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분석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민간에서는 삼베 완장이 널리 쓰이고 있으며 쓰임을 줄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7. 그밖에 지켜야 할 조문 예절
- 시끄러운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 상주와 유가족 분들에게 사망 원인을 직접적으로 묻지 않습니다
- 건배 또는 술잔을 부딪치는 행위를 하지 않습니다
- 호상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 휴대폰은 무음 또는 진동으로 바꿔야 합니다
오늘은 이렇게 조문객으로서 알아두어야 할 장례식장 예절 및 상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고인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자리인 만큼 기본예절과 주의사항들을 꼭 참고하셔서 실수 없는 조문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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